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펌: 영주권이 뭔지. 미국이 뭔지...

어차피 인생이란 것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쥘 수 있을 때 주워 담으면서 가는 것일텐데 그 결정이란 것이 때론 무척 힘들 때가 많다. 특히 귀국이란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나라는 나이 들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문화가 너무 아쉽다고 할 수 있겠다. 뭐 아주! 훌륭해서 윗대가리로 바로 스카웃되는 경우 빼고 말이지. 한국에서는 미국 못 가서 안달이고 미국에서는 나름대로 한국에서의 삶이 그리운 거고. 뭐 정답이 어디 있겠나.


원문 - 한숨

미국에 온지 올해로 12년째가 되고. 영주권 신청이 시작된지는 이제 한 3년 남짓... 시간 참 금방이네요. 한국학생 하나 없던 저 캔자스의 시골 학교에 와서 한참 밤새며 공부할 때 늘 다짐하던말이 있었지요. 졸업식 끝나자마자 그날 오후 비행기로 한국돌아간다고. 그런데 졸업할때쯤되니 한국에 계신 형님이 그러시더군요. 한국에 널린게 미국 유학생인데 그냥 오지말고 미국에서 다만 2,3년이라도 직장경험을 하고오면 돌아와서 네 커리어에 많은 도움이 될거라구요. 일리있는 말이다싶어 조그만 광고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. 2년이 흐르고. 그런데 그렇게 광고회사를 다니다보니 항상 클라이언트 (광고주) 를 serve 해야만하는 입장에 싫증이 나더군요. 그래서 한번쯤 내가 광고주 입장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죠. 그래서 대기업 마케팅부서에 취직을 했습니다. 가끔 회사에서 영주권 스폰서얘기를 꺼내면 '아, 나 한국 갈거니까 그런거 필요없다'고 늘 건방지게 얘기했죠. 그러는 사이 승진도 되고 다른 직장으로 스카웃도 되고 아이들도 생기고 집도 생겼지요. H 비자는 6년 켑이 다되가고 그러다보니 회사에서는 무조건 영주권을 해준다고 하면서 모든 수속을 시작하고... 그러나 그러는 모든 동안에도 내 머리속에는 한국에 돌아 가야한다는 생각에 단 한치의 의심도 없었는데...

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 그렇습니다. 이제 곧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나이에서 자꾸만 이제 한국가면 뭘할까가 두렵기 시작하네요. 그렇다고 미국생활이 쉬운것도 아닌데요. 그 별것도아니게 생각했던 내가 여기서 다진 어줍잖은 기반과 가진것들(?)이 점차 중요하게 생각되구요. 이왕 들어간 영주권도 이제 길어야 1년이면 나올테니 일단 그거나 받아놓고 다시 생각해보자는 욕심만 자꾸들고... 1년만 더, 2년만 더 그런 거짓말 아닌 거짓말로 나를 속이며 어느새 12년이란 세월이 부쩍흘렀는데. 애들은 빨리도 커서 kinder를 다니는데 올해부터 부쩍 자기들끼리는 영어로 대화를 하더라고요. 가만히 듣고있으면 뭔가 알수없는 한숨같은게 밀려오고.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이제 낼 모레면 연세가 80이신데... 이게 내가 여기서 뭐하는 짓인가 싶고요. 내가 여기서 벌면 얼마를 벌고 가진게 있으면 뭘 대단한걸 가졌다고 내 형제, 내 부모, 내 친구, 내 고향을떠나 이러고 살고있난 싶고. 그런데도 갈수록 잃어가는 용기는 왜인지...

어제 비가 억수같이 내렸습니다. 새벽 2시가 다 되는가는 시간에 나가서 한참을 비를 맞았지요. 그렇게 일부러 비를 맞아본것이 아마 나이먹고 처음이었던것 같은데. 이 나이에 무슨 감상이며 청승이나고 할 수 도 있겠지만... 암튼 그랬습니다. 어릴때 - 비가 쏟아지면저 유난히 그 빗속을 우산도 안쓰고 잘 걸어다녔지요. 그게 참 좋았습니다. 그런데 어느새 - 비를 맞는것이 싫어지고 옷이 젖는것이 싫어지고 그저 창 밖의 비나 감상하고 싶은 나약한 어른이 되어있네요. 여기 올라온 수많은 글들을 읽을 때 마다 도무지 영주권이 뭐고 미국이 뭔지 하는 회의가 자꾸만 듭니다. 그 사연 하나하나의 절박함을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왜 그것이 그렇게까지 우리에게 절박한 것이 되었나하는 서글픔같은 거지요.

한국에 가고 싶습니다. 그런데 그렇게 얘기한지가 벌써 12년이 흘렀네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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