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\cat 창작

차라리 미쳐 살 것을 어이하여 호올로 한세상 맨 정신에 살려하나
지나간 자리마다 쓰레기 같은 냄새들만 흘려놓으며
'무엇인가'하는 것들을 무엇으로 여기며
곳곳에 흩어진 나는 또 무엇인가

새벽을 기다리지 못하는 조바심처럼
이른 걸음으로 망치질을 하며
부끄러운 모습을 어둠에 묻고자 다가간 어제 그 자리
삐걱대는 낡은 리어카는 그네 삶의 지팡이처럼 아직은 든든한 벗만 같으나
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며 또 무엇이 무의미한지
모두가 쓰잘 데 없는 무거운 주제일 뿐인데
결국은 배부른 돼지의 술안주거리일 뿐인데
무엇하러 구태여 따지며 살려하나

차라리 잊고 살 것을 어째서 생각하며 살려하나
언제 어떻게 한세상 떠나가도 내 알 바 없는 이들의 숨자락마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꾸며가며
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

결국은 거머쥘 단 하나의 생명이자 오직 하나의 모습은
어디에도 버리지 않은 살아있는 몸뚱이 하나뿐
오늘 밤도 여전한 기억으로 여전한 한숨으로 별만 올려다 볼 수 밖에
그렇게도 많은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며......

차라리 미쳐 살 것을
1997 10 25 21 5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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